그러나 기사가 게재 됐던 시기는 마침 「내 사랑 내곁에」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던 무렵이다. 영화 속에서 루게릭 병으로 죽어가고 있는 주인공을 연기한 '김명민'의 3개월 반만에 20kg을 감량한 초특급 다이어트 회사 광고 같은 기록 앞에 장나라의 7kg이 빛을 보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일게다.
45kg에서 38kg. 내 뼈만 간추려도 저 정도 될 것 같은데. 흠.
서번트 증후군이라는, 일종의 지적 능력 장애를 가진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가녀린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나. 바람불면 훅-하고 날아가는게 목표였다고 한다.
이 후, 차례차례 새로운 기사들이 간간히 올라오기 시작했다.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한국에서 '배우'로서의 이름을 알리나 싶더니, 중국으로 넘어가 엄연한 '한류스타'로서 자리매김한 장나라. 그녀의 오래간만의 한국 스크린 복귀작! 이라던가. 혹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나라의 이름값 덕분에 제작 전 부터 중국 수출이 확정 되었다는 것 등등.
사실, 기사를 통한 홍보는 일반적인 수준을 넘어서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요즘 너무 쟁쟁한 녀석들이 잔뜩 개봉하고 있었던 탓인지 「하늘과 바다」의 홍보기사는 묻혀버리기 일수였다.
하늘과 바다? 들어 보셨나
「하늘과 바다」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 내리락 하게 된 원인은 따로 있다.
문제는 2009년, 올해 행해지고 있는 46회 대종상영화제에 관련된 홍보였다. 아직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가 4개 부문에 후보로 거론되는데, 각각 '최우수 작품상, 여우주연상, 신인여우상, 음악상' 부문이었다.
요 근래 박스오피스 1위에서 내려오지 않았던 한국 작품들이 유난히 많았던 탓이었을지도 모른다. 관객들은 「하늘과 바다」 대종상 후보 4개부문 거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게 과연 그 정도나 되는 작품일까?'
개봉 전 작품을 선택한 것이 문제인가? 전례가 없는 것은 아니니 이 점은 그냥 넘어가보자. 더불어 개봉 후 관객의 반응, 영화의 흥행 자체가 반드시 그 영화의 질을 결정하는 것도 아니다. 천만관객을 모은 블록버스터 영화와 만명 모으고 그친 독립 영화. 관객의 수만으로 우수성을 평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눈에는 뭔가 남다른 기준이 있을 수도 있고, 나는 졸리긴 했지만 엄청난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는 작품은 많다.
그러나 의혹을 가지고 시작할 수는 있다. 개봉한지 이제 막 일주일을 맞이하는 「하늘과 바다」의 '대종상 후보'라는 간판에 비해 초라한 성적은 이 영화를 평가하는 관객들의 '대종상 후보작'이라는 소식에 눈이 얼마나 예민해졌는지를 대변하고 있는 것일 터이다.
104분 짜리 장나라 광고
'여친소'. 원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영화에 붙어있는 별명이 하나 있다.
'108분짜리 전지현 광고'
내 동생의 개똥 철학에 따르면 모든 여배우는 그 작품의 작품성이나 흥행여부와는 별개로 가장 예쁘게 그려지는 작품이 적어도 하나쯤은 있덴다. 지금 생각해보니 '가장' 예쁜 것이니 한 작품 이라는 느낌도 들지만.
어쨋거나, '여친소'를 본 적은 없다. 그러나 '108분짜리 전지현 광고'라는 별칭은 저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하늘과 바다」에서 느껴볼 수 있었다.
「하늘과 바다」의 초점은 다른 것에 있지 않다. 유일무이한 주제인 '예쁜 장나라'를 그려내기 위해, 영화는 '정신지체'라는 설정이 무색할 정도로 오로지 그녀를 예쁘고 화사하게만 표현하며 104분이라는 시간을 흘려보낸다. 배치된 요소들과 장면들은 장나라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열과 성의를 다하고 있다.
잘 포장된 화면 속에서 음악과 함께 춤추며 돌고 있는 장나라의 모습은 작품에 등장하는 뮤직 박스의 발레리나와 하등 다를 바 없는 것이었다. 영화 속 하늘이의 음악적 재능을 표현하기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했는데 어째 춤추는 장면이 끝나지 않네?
마치 영화 「어거스트 러쉬」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도로 위 오케스트라 장면. 그러나 우리 주변의 소리를 사용하여 하나의 훌륭한 '음악'과 주인공의 천재성을 표현해냈던 「어거스트 러쉬」와는 다르게 「하늘과 바다」는 음악도, 목적도 상실한 채 표류한다. '하늘'이의 천재성에 대한 묘사를 극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 그 장면에서 '미묘하게 끝나지 않는' 편집은 절정에 달하는 것이다.
어른을 위한 동화도 있지만
이 영화는 '어른을 위한 동화'를 표방하고 있다.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린 '상실'의 아픔을 가진 세명이 모여서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받고 치유되가는 모습을 그리고자 했던 것이다. 깨끗한 마음과 믿음이 사람을 구한다. 그 얼마나 동화같은 이야기인가?
그러나 이 영화가 만들어낸 마치 동화와도 같은 '친구간의 결속'은 살짝만 들어내도 허술하기 그지 없다.
한번 물음을 던져보자.
지금이라도 당장 '하늘'에게 외제차도 덜컥 사도 될만한 '돈'이 없어진다면 관계가 유지될것인가?
영화 속 '바다'가 '하늘'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장면은 항상 하늘이의 돈으로 필요한 것을 구매한 다음에 위치하고 있다. 돈에 대해 잘 모르는 어린아이에게 사기치는 어른처럼 '저거 괜찮지 않아? 전화만 걸면 다- 가질 수 있다?'라는 말을 뱉으며 '바다'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간다. 원하기만하면 필요한 것을 뱉어내는 도라에몽을 누가 싫어하겠는가. 심지어 "우리가 하늘이 언니에게 받은게 너무 많잖아. 하지만 우리가 해준건 없어. 난 하늘이 언니에게 꼭 해주고 싶어.'라는 말로 떠나는 여행마저 바다의 예쁘다는 말에 하늘이가 덜컥 구입한 '외제차'로 이루어진다.
'비틀즈와 비올라 그리고 친구이야기'라는 부제가 무색하게도 인물들간의 관계는 지극히 피상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씁쓸한 일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나
초등학교 시절. 통합 학급의 일환이었는지 모른다. 뒷자리에 앉았던 20살의 그분은 시종일관 코를 파고, 치마를 뒤집고 복도를 뛰어다녔으며, 내가 소중히 여기던 부채를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등교 할 때는 단정했지만, 하교에는 늘 산발이었던 그녀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능이 6살의 수준에 머무른 정신지체 장애인을 연기하는 것임에도 장나라의 모습은 영화 전체에 걸쳐 '예쁘게 예쁘게' 연출된다. '하늘'이는 '장나라' 만을 위해 만들어진 맞춤 캐릭터이다. 딱 맞는 옷을 입고 있는데 활동이 불편할리가. 「하늘과 바다」 속 장나라의 연기력의 근원은 그 것이다.
「하늘과 바다」는 영화 제작 중 심각한 자금난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 구멍은 주연배우 장나라의 아버지이자 매니저인 주호성(장연교)씨가 상당 부분 사비를 털어 매꾸었다. 모든 술자리에서 그렇듯, 돈 낸 사람이 왕이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늘'이라는 캐릭터가 아닌 '장나라'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는 예쁜 딸의 모습을 그래내고 싶었던 아버지의 욕심이 입김이 되어 불어 닥쳤던 것인지, 영화는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채 이리저리 휩쓸려 다니고만 있다.
리뷰를 쓰는 사이 「하늘과 바다」는 대종상 네개 부문 모두에서 패배의 쓴 잔을 마셨으며, 2주만에 영화 전량 회수를 결정하였다.
'퐁당퐁당 상영으로 영화를 죽이고 있으니, 더러워서 안해! 차라리 무료로 좋은 일에 쓴다든가 하겠어!'가 회수의 이유인데, 사실 '퐁당퐁당 상영'만이 불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애초에 거대한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 작품이었으니, '영화 자체'에 대한 논란이 계속 불거져 나오는 현 상황은 달갑지 않을 수 밖에 없다. 투자자 주호성은 재빠르게 흥행 실패의 원인을 '한국 영화사의 상영 방법'과 '작품성을 모르는 언론의 무차별한 공격'으로 돌리고 더 이상 노이즈가 발생하기 전에 발을 빼냈다.
'하늘'이의 천진난만한 모습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웃음을 던져주었으나 끝끝내 '광고물'의 기운을 벗어버리지 못한 내용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종상 논란'에 관련된 진실은 본인들만이 알겠지만, 확실히 영화 「하늘과 바다」는 수작은 커녕 범작의 범위에 포함시키기에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이더라.
배우로서 걸음을 딛고있는 장나라가 '장나라'를 연기하는 틀에 갇히지 않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기를 빈다.
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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